2017 안산


어떤날 기록.

부코비안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안산문화예술회관을 찾아왔다.
공연시간이 30분은 남았고 배는 고프고. 근처에 마땅하게 요기를 할 곳이 보이지 않았다. 
무작정 공연장 맞은편으로 보이는 동네로 들어갔다. 낮게 줄지은 연립주택들이 고요했다. 한두 블럭 지나자 이내 편의점 하나가 보였다.

삼각김밥과 우유를 사 편의점 바깥 테라스에서 앉았다.
고요함이 내 머리를 땅! 치고 묵직한 정적으로 바뀌어버린 건, 순간 이 곳이 바로 단원고 앞 동네라는 걸 깨달은 때다.
동네 안 쪽으로 쭈욱 걸어들어가면 학교가 나오는 모양이다.

오래된 집과 오래된 주민과 오래된 정원들이 있는 이 곳에서
자라난 아이들이 많을 터였다.
무엇이 휩쓸고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마음 속에 살고 있을지 나는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
또 아예 모르기도 하다.

파라솔이 늦은 오후 볕을 가려주는 옆 테이블엔 초등학교 3-4학년 정도 돼 보이는 여자아이와 엄마가
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. 나즈막히 나누는 이야기가 궁금하고 귀여운 내용일 것 같았다.

요깃거리로 배를 채우고 연립주택단지와 동네 야산 사이에 난 길로 나왔다.

내 앞에 
이어폰없이 길가에 음악을 흘리며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부르는 체육복 여학생 뒤를 따라 걸었다. 
 



이 날 공연은 매우 좋았고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을 찾아듣기 시작했다.
언제 다시 이 곳에 오려고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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